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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사회

제 754 호 세상에 나온, 하늘을 나는 자동차

  • 작성일 2025-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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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910
이은민


  미래 사회를 이야기할 때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던 것이 있다. 바로 ‘하늘을 나는 자동차’이다. 어린아이들의 상상 속이나, SF 영화 속에서만 존재할 것 같던 이 자동차는 교통 체증 해소와 이동 혁신의 대안으로 꾸준히 주목 받아왔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기술의 한계와 안전 문제, 과거보다 많아진 규제로 상용화가 어려울 것으로 보았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드디어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 스타트업 기업 ‘알레프 에어로노틱스(Alef Aeronautics)’가 선보인 전기 비행 자동차 ‘모델 A’가 시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생산 단계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상용화 시작한 플라잉 카, 모델 A


  2015년 미국에 자동차 회사 ‘알레프 에어로노틱스’가 설립되었다.‘알레프 에어로노틱스’는 2017년 테슬라와 스페이스 X의 초기 투자자인 팀 드레이퍼에게 프로토타입을 선보인 후, 그의 벤처 캐피털로부터 300만 달러의 시드 펀딩을 지원받았다. 그 후로도 계속해서 수직 이륙 후 옆으로 기울어 비행하는 플라잉 카(Flying Car)를 개발하고 홍보해 왔는데, 올해 그 결실이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플라잉 카인 ‘모델 A’가 세계 최초로 시험 비행에 성공한 것이다. NBC NEWS가 공개한 보도 화면에는 모델 A가 SUV 차량을 훌쩍 넘어 그 위 상공을 10m 비행한 뒤 수직으로 지상에 착륙하는 놀라운 장면이 담겼다.


▲알레프 에어로노틱스의 플라잉카 모델 A 비행 시연 모습(사진: https://www.youtube.com/watch?v=oy4AFQzrcm8)


  에어로노틱스의 설명에 따르면, 모델 A는 일반 도로 주행뿐만 아니라, 수직 이착륙과 전 방향 비행이 가능하다. 좌석에는 수평 유지 장치인 짐벌(gimbal)이 탑재되어 있어 비행 시에도 흔들림 없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주행 가능 거리는 최대 약 354km이고, 비행 가능 거리는 최대 약 177km에 달한다. 모델 A는 차량 최초로 미국 연방 항공청(FAA)에서 항공 인증을 받았으며, 초경량 항공기로 분류돼 별도의 비행 인증 없이 운전할 수 있다. 하지만 미연방 규정상 안전을 위하여 낮 시간대에만 비행이 허용되고, 도심이나 인구 밀집 지역에서는 운항을 제한하는 제약도 존재한다. 모델 A의 가격은 한화로 약 4억 1천만 원으로, 현재까지 사전 예약 건수는 3,300건을 훌쩍 넘어섰다. 에어로노틱스는 이번 모델 A의 생산과 상용화를 시작으로, 2035년에는 모델 Z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델 A 외에도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수많은 기업들의 노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국의 비행 택시


  영국에서는 2025년 5월, 현지 기업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Vertical Aerospace)가 개발한 전기 항공기 ‘VX4’가 민간항공청(CAA)의 승인을 받아 일반 비행 구역에서 첫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이는 제한된 실험 조건을 넘어, 전 세계에서 항공 규제가 가장 엄격한 곳으로 꼽히는 유럽 공역에서 운항한 최초의 사례로 의미가 크다. VX4는 조종사 1명과 승객 4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최대 시속 240km로 약 160km 비행이 가능하다. 헬리콥터처럼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고 공중 정지 기능을 갖추었고, 경량 항공기처럼 기울어진 비행도 할 수 있다. 영국 정부는 2028년까지 비행 택시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안으로 헬리콥터처럼 완전한 수직 이착륙과 날개를 이용해 공중에 정지한 상태에서 순항 모드로 바꾸는 전환 비행도 시연할 예정이다.


▲영국의 비행 택시(사진: https://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25/05/29/2025052990075.html)


현대의 하늘을 나는 차


  현대차그룹은 CES 2024에서 미국 법인 슈퍼널을 통해 차세대 도심 항공 모빌리티(AAM) 기체 S-A2를 공개했다. S-A2는 전장 10m, 전폭 15m로 조종사 포함 5명이 탑승할 수 있는 전기 수직 이착륙기(eVTOL)로, 헬리콥터와 날개를 사용하는 고정익 비행기의 장점을 결합한 틸트로터 방식을 사용한다. 수직 상태에서는 로터의 방향을 기울여 헬리콥터처럼 수직으로 이착륙하고, 수평 상태에서는 비행기처럼 고속으로 비행할 수 있다. 활주로 없이 이착륙이 가능하고 기존 항공기보다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S-A2는 이 방식을 활용해 최대 고도 400~500m, 시속 200km로 비행하며 도심 내 60km를 단시간에 이동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또한 항공기 수준의 안전성 확보, 저소음 설계(45~65dB), 현대차의 전기차와 대량생산 기술을 접목하여 상용화 준비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기반으로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그룹 슈퍼널이 공개한 차세대 AAM 기체 SA-2 (사진: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20970)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기술이 빠르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새로운 교통수단의 등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인간의 생활 방식과 도시의 구조까지도 변화시킬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하늘을 나는 교통수단 역시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가까운 내일의 풍경으로 다가오고 있다.



오도연 기자, 정수형 기자